2025. 4. 19. 09:53ㆍU-17
4월 3일부터 시작된 대회가 종착점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4강전 두 경기가 모두 끝이 나고 이제 대망의 결승 한 경기만 남아있습니다. 우리나라 경기가 대회 개최 이후 처음으로 밤 11시에 펼쳐져 많은 분들이 잠을 설쳐가며 경기를 보셨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저도 간단히 치맥 하면서 우리 선수들을 응원하며 마음 졸이며 봤는데 결과는 ㅠㅠ... 잠도 거의 못 자고 아쉬운 마음만 컸습니다..
아무튼 경기 전 기대도 컸고 누가 최종승리자가 되어 결승에 진출할지 매우 궁금했던 4강전 두 경기 결과와 경기 요약, 감상평, 결승전 일정에 대해서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대한민국 1(1) VS 1(3) 사우디아라비아
한국시각 4월 17일 23:00 사우디 오카드 스포츠클럽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대한민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경기는 전/후반 1대 1로 승부를 내지 못하고 승부차기 끝에 사우디아라비아가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우리나라는 지난 U-20 아시안컵 4강전에서도 사우디에게 패배했는데 이번에도 사우디의 벽을 넘지 못하고 결승 문턱에서 주저앉게 되었습니다.
<대한민국 선발 출전선수 명단>
이 름 | 등번호 | 포지션 | 선발 / 교체 |
박도훈 | 1 | GK | 선발 |
김민찬 | 2 | LB | 선발 |
박병찬 | 8 | RMB | 선발 |
김예건 | 10 | LMF | 선발 |
임예찬 | 13 | RB | 선발 |
정희섭 | 15 | CB | 선발 |
오하람 | 16 | LWF | 선발 |
박서준 | 18 | CF | 선발 |
김은성 |
19 | RWF | 선발 |
구현빈 | 20 | CB | 선발 |
진건영 | 23 | CMF | 선발 |
이 경기에서 우리나라는 4-3-3 전형으로 사우디전을 맞이하였습니다. 수비에서는 주장 구현빈 선수를 중심으로 4백 라인을 구축하였고 중앙 미드필더로는 김예건, 진건영, 박병찬 선수를 내세웠고 공격에는 피지컬이 좋은 공격수들을 중심으로 사우디 골문을 노렸습니다.
경기 전 우려됐던 점은 바로 선수들의 체력 문제였습니다. 대회 기간이 보름 남짓인데 이 경기가 5번째 경기였으니 선수들이 지칠만한 지점이었던 것은 맞습니다. 더구나 1차전부터 인도네시아에게 불의의 일격을 당하면서 본선 진출 목표달성을 위해 조별리그 통과가 급선무였으므로 3차전 예멘전에서 주전들을 쉬게 하고 로테이션을 돌릴 여유가 없이 풀전력을 가동한 것이 사실입니다. 또한 8강전에서도 난타전 끝에 극적으로 승부차기로 올라오다 보니 주전선수들의 발이 많이 무거워질 수밖에 없는 타이밍이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4강전 상대는 대회 홈팀인 사우디여서 관중들의 일방적 응원(경기장에 울려 퍼지는 무슨 말인지 알 수 없는 오묘한 노랫소리들^^)과 남미에서나 경험해 볼 수 있는 해발 1,500미터 고산지대 경기장 등 경기 외적으로도 상당히 힘든 경기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우리 선수들은 최선을 다해 경기를 펼쳤고 전반이 끝날 무렵인 45분경 오하람 선수가 귀중한 골을 터트려 1대0으로 앞서 나가게 되었습니다. 상대방 진영에서 얻어낸 프리킥을 재치 있게 빨리 처리하였고 김예건 선수가 오른쪽에서 높게 띄운 볼이 사우디 수비들을 통과하여 왼쪽에 있던 오하람 선수에게 연결, 이 볼을 잡아 왼발로 강하게 슈팅했으나 골키퍼에게 한번 막힌 것을 재차 오른발로 슈팅으로 연결하여 선제골을 만들어 냈습니다. 기분 좋은 흐름으로 전반전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골키퍼 압둘라흐만 알 오타이비 선수가 공중볼 등 전반적으로 불안한 모습을 보이긴 했으나 포워드인 10번 압둘라흐만 모하메드 수피야니 선수를 중심으로 우리 진영 측면을 허물며 수비들을 개인기로 괴롭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오른쪽 진영에서 왼발을 쓰며 여러 차례 위협적인 모습을 보였고 슈팅도 7개나 기록했습니다. 호날두와 같은 팀에서 뛰고 있는 선수라고 하는데 앞으로 아시아의 기대주로 관찰해 봐야겠습니다. 또한 이번 대회 2골을 기록한 바 있는 11번 사브리 압두 선수도 우리 진영 왼쪽에서 개인기와 스피드로 나름의 좋은 모습을 보였습니다.
후반전에는 포워드 정희정 선수와 미드필더 김지성, 정현웅 선수, 수비 류혜성 선수가 교체 멤버로 들어와서 체력이 떨어진 주전 선수들을 대신하여 열심히 뛰었습니다. 사우디는 1골을 만회하기 위해 후반전 막판까지 경기 주도권을 잡고 밀어붙였고 우리는 어떻게든 한 골을 지켜 결승으로 가기 위해 사력을 다해 막아내는 흐름이 지속되었습니다. 후반 정규시간 45분이 끝이 나고 추가시간이 주어졌는데 9분이라는 다소 긴 시간이 주어져 좀 황당하긴 했습니다. 이런 게 홈어드벤티지가 싶기도 하였지만 어쨌든 9분만 버티면 된다고 생각하고 마음 졸이며 경기를 시청하였습니다. 불안 불안했지만 이제 끝났다고 결승 간다고 생각하던 그때, 생각지도 않은 악몽의 상황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우리나라 박도훈 골키퍼가 동물적인 감각으로 상대 슛을 막아냈지만 세컨슛을 시도하기 위해 들어온 상대의 슛을 막기 위해 태클로 저지하다 그만 다리를 걸어 넘어뜨린 상황이 되어 버린 것입니다. VAR을 통해 결국 PK가 주어졌고 20번 아부바케르 알델라흐만 사이드 선수가 강하게 우리 골망을 흔들었습니다. 다 잡은 경기를 놓친 우리 선수들은 망연자실하였고 결국 경기는 승부차기로 넘어가게 되었습니다. (저의 수면시간도 더욱 줄어들게 되었....ㅠ)
지난 타지키스탄과의 8강전의 딱 반대상황이 되어 버린 것입니다. 그 경기에서는 승리의 기세가 우리에게 있었지만 이번엔 반대로 승부의 추가 이미 사우디로 기울었다고 생각했습니다. 연령별 대표팀 선수들은 아직 성인이 아니기에 경기 분위기에 민감한데 기세와 일방적 응원을 넘기에는 그 벽이 너무 높았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8강전 pk 전원 성공과 달리 이번에는 실축과 골키퍼에게 막혀 결국 1대 3으로 사우디에게 결승 티켓을 내어주고 말았습니다. (경기 끝나고도 한 동안 잠이 안 올 정도로 열받기는 했습니다...)
우리에 비해 여러 가지 유리한 상황이 많았지만 어쨌든 이를 잘 이용하여 강호 일본과 한국을 연이어 격파하고 결승에 진출한 사우디 어린 선수들의 투혼과 집중력을 칭찬하며 그들의 승리에 축하를 보냅니다. 결승에서 조별리그에서 맞붙어 봤던 우즈베키스탄과 다시 맞붙게 되었는데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기를 기대합니다.
우리나라 선수들이 이번 패배로 너무 기죽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골키퍼 박도훈 선수에게 많은 격려와 박수를 보냅니다. pk를 내어준 상황은 다소 아쉽긴 합니다만 4강까지 올라오는데 박도훈 선수가 엄청난 기여를 한 것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그 마지막 파울 역시도 열심히 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기도 하고 사실 그 전 사우디 선수의 슛은 들어갔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속수무책 상황이었습니다. 그걸 동물적 감각으로 막아낸 것만 해도 대단한 것이니 너무 자책하지 말고 훌훌 털고 일어서서 본선 무대에서 더욱 성숙한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어린 선수들이 아시아 4강이라는 성적을 낸 것에 자부심과 자신감을 가지고 오는 11월 카타르에서 열릴 월드컵 본선무대에 당당히 임해주기를 바라고 응원합니다.
다만, 공격에서 짜임새 있는 플레이와 확실한 득점 루트를 발굴해야 하는 숙제는 반드시 해결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김은성 선수는 이번 대회에서 3골을 기록하며 좋은 모습을 보였습니다만 본선에서 통하기 위해서는 더욱 정교함을 갖춰야 합니다. 김예건 선수는 이번 대회 전 연령별 대회 에이스였던 이강인, 이승우, 양민혁, 윤도영 등 선배 선수들만큼이나 큰 기대를 모았는데 그 기대에 부응했다고 보기는 어려웠다고 생각합니다. 본선에서는 체력과 컨디션 등을 좀 더 끌어올려 에이스다운 면모를 보여주기를 바랍니다. 체격은 작지만 충분한 능력을 보유했고 포텐이 언제든 터질 수 있는 선수라 생각하는데 좀 더 자신감 있는 플레이가 필요합니다. 팀 에이스로서 부담감이 클 것이라는 건 알고 있지만 이를 극복함으로써 더 큰 선수로 성장할 수 있으니 이번 대회에서 부족함을 스스로 깨닫고 더욱 실력 증진을 위해 매진해 주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수비는 거의 매 경기 실점하며 조직력에서 불안한 모습을 보였는데 본선 무대에는 더욱 빠르고 정교하고 강한 공격수들이 많으므로 수비 집중력과 체력을 더욱 향상해야 할 과제가 주어졌다 하겠습니다.
우즈베키스탄 3 VS 0 북한
한국시각 4월 18일 02:15 사우디 킹 파흐드 스포츠 시티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우즈베키스탄과 북한의 경기는 3대 0으로 우즈베키스탄이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연령별 대회에서 성인대표팀보다 좋은 성적을 보여주는 두 팀의 경기였기에 많은 주목을 끌었고 경기 전 두 팀의 전력을 봤을 때 사실상 이번 대회 결승전이라 불릴 정도로 치열한 경기를 예상했었습니다. 그러나 스코어만 놓고 보면 우즈베키스탄의 일방적인 승리로 끝난 것으로 보입니다.
우즈베키스탄은 전반 29분 북한 수비수의 파울로 pk를 얻어내었으나 북한 GK 정현주가 이를 잘 막아냈고 재차 우즈벡 선수가 밀어 넣어 골을 기록했습니다. 그러나 pk를 차기 전 우즈벡 선수 두 명이 먼저 들어왔다는 VAR 결과로 골이 취소되었습니다.
첫 골 취소 후 후반 31분 우즈벡은 기어이 다시 선제골을 넣었습니다. 7번 카사노프 선수가 북한 좌측 진영으로 파고들어 수비수 한 명을 제치고 오른발로 감아 차 첫 골을 기록하게 된 것입니다. 북한 미드필더에서의 실수를 골로 잘 연결했는데 이 골이 북한에게는 카운터 펀치가 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4강까지 다크호스팀으로 부상하다 보니 체력과 컨디션 관리가 쉽지 않았을 것으로 보였는데 이번 경기에서 어려운 모습들이 이미 나타나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번 경기의 승패를 좌우할 결정적 장면이 나왔는데 후반 40분 북한 미드필더 2번 강명범 선수가 퇴장을 당하게 된 것입니다. 이미 경고 1장을 받은 상황이었는데 뜬 공을 걷어내다 착지하는 과정에서 우즈벡 6번 선수의 정강이를 밟게 되었고 이것이 파울로 선언, 결국 경고 누적으로 퇴장을 당하게 된 것입니다. 사실 이 파울은 다소 위험하긴 했으나 고의성은 없어 보였는데 북한 입장에서는 결정적으로 아쉬운 판정이 되고 말았습니다. 실력과 체력에서 한 수 위의 우즈벡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11명으로도 감당이 어려운데 1명의 선수가 퇴장되는 바람에 수적 열세의 구도가 되었고 패색이 더욱 짙어지게 된 것입니다.
후반전에는 이러한 수적 열세가 명확히 드러난 일방적 경기였습니다. 기세가 오른 우즈벡은 후반 62분 북한 수비수의 미스로 얻은 찬스를 침착하게 골로 연결하였고 65분에 추가골까지 기록하여 낙승을 거두게 되었습니다. 북한은 후반 들어 선수들의 체력이 급속하게 떨어진 게 눈에 보였고 체력이 떨어지다 보니 집중력까지 떨어져 허무하게 승리를 내어주고 말았습니다.
설사 퇴장이 없었더라도 우즈벡이 한 두 수 이상 앞선 경기력을 보여주었고 이번 대회 강력한 우승후보임을 다시 한번 증명하였습니다. 만약 이번 대회에서 우즈벡이 우승을 차지하게 되면 이 선수들의 자신감은 하늘을 찌르게 될 것이고 본선에서도 기대 이상의 좋은 결과를 내게 되면 우즈벡의 황금세대로 부상할 가능성도 커지게 됩니다. 계속 이야기한 것이지만 앞으로 우리가 방심하게 되면 아시아 4강 중 한자리를 우즈벡에게 내어 주게 될 수도 있으므로 철저히 경계하며 우리의 실력을 쌓아 나아가야 할 것입니다.
어쨌든 결국 남북 모두 준결승에서 각각 패배하며 결승 남북 대결은 무산되었고 우리나라의 23년 만의 우승도전도 물거품이 되어 후배들의 숙원 과제로 남게 되었습니다. 이번 대회는 3,4위전은 따로 열리지 않고 남과 북이 나란히 공동 3위로 마무리하였습니다.
결승전 경기 일정
< 4월 21일 (월) >
한국시각 | 경기 국가 | 장소 | |
00:00 | 우즈베키스탄 | 사우디아라비아 | 킹 파흐드 스포츠 시티 스타디움 |
아시아 최강자 자리를 놓고 두 팀이 결승전에서 맞붙게 되었습니다. 이미 조별리그 A조에서 상대해 본 경험이 있으며 우즈베키스탄이 사우디아라비아를 3대 0으로 제압하였습니다. 다만, 그 경기는 두 팀이 모두 8강전 진출을 확정한 상태에서 로테이션을 가동하며 100퍼센트 전력을 다 발휘하지 않았던 경기로 보이는데 이번 경기에서 진검 승부가 펼쳐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전력 상 우즈베키스탄이 우승할 확률이 높아 보이긴 하지만 어린 선수들의 경기는 여러 변수들이 많이 작용하므로 뚜껑을 열기 전까진 경기 결과를 쉽게 예측하기는 어렵습니다. 두 팀 다 결승전 다운 수준 높은 경기를 보여 주기를 바랍니다. 결승 경기 후 경기 결과, 대회 총평 등으로 리뷰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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