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AFC U-17 아시안컵 결승 및 대회 결과

2025. 4. 22. 22:46U-17

U-17 아시안컵 대회 결과

 

2025년 AFC U-17 아시안컵이 4.21(월) 우즈베키스탄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결승전 경기를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습니다. 11월 카타르에서 열릴 FIFA U-17 본선 대회에 참가할 아시아 8개국을 정하기 위한 대회였고, 어린 선수들은 국가를 대표하여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했습니다. 이번 대회 결승전 결과와 대회 MVP, 득점왕 등 개인 타이틀에 대해 살펴보고 이번 대회 짤막한 총평도 곁들여 보도록 하겠습니다.

 

결승전 : 우즈베키스탄  2 VS 0 사우디아라비아


한국시각 4월 21일 00:00 사우디 킹 파흐드 스포츠 시티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우즈베키스탄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경기는 우즈베키스탄이 2대 0으로 승를 거두고 대망의 우승을 차지하였습니다. 홈 팀 사우디는 동아시아의 강호 일본과 대한민국을 승부차기 끝에 이기고 결승에 올라왔으나 끝내 우즈벡의 벽을 넘지는 못했습니다. 경기 전 예측한 대로 우즈벡이 승리를 거뒀는데 연령별 대회에서 이들은 아시아 최정상급 실력을 갖고 있음을 다시 한번 입증하였습니다. 우즈벡은 이번 대회 우승컵을 거머쥐며 2012년 대회에 이어 역대 두 번째 우승을 기록하게 되었습니다. 총 6경기를 치르는 동안 우즈벡 선수들은 승부차기도 없이 정규시간 내에 모두 승리하는 기량을 선보였고 특히, 준결승에서 대회 가장 강력한 다크호스로 떠올랐던 북한을 맞아 3:0으로 완승하는 등 압도적 경기력을 보여주며 우승할 자격이 있음을 충분히 보여주었습니다. 

 

결승전 경기 양상은 사우디아라비아가 홈 팀의 일방적 응원을 무기로 공격을 주도해 나갔으며, 전반전에만 우즈벡 선수 2명이 퇴장을 당하는 등 전체적으로 사우디에게 매우 유리한 상황으로 전개되었습니다.

 

우선 첫 번째 퇴장 장면은 우즈벡의 9번 사르센바에프 선수가 사우디 12번 아델 히바 선수와 같이 골라인 바깥으로 넘어지면서 일어날 때 고의로 히바 선수의 얼굴을 두 번 가격하는 장면이 VAR 판독에서 포착되어 퇴장을 당했습니다. 아무래도 어린 선수다 보니 넘어지면서 감정이 상했고 이에 불필요한 행동이 나온 것으로 보입니다. 이 판정은 홈 어드벤티지 차원을 떠나 충분히 퇴장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두 번째 퇴장 장면은 다소 논란이 있어 보이는데, 사우디 11번 사브리 압두 선수가 우즈벡의 페널티 에어리어 부근에서 공을 터치하여 우즈벡 6번 압두카리모프 선수를 제치고 골키퍼와 1대 1 상황을 맞이할 뻔 한 상황에서 6번 선수가 태클을 시도한 것이 사브리 압두 선수의 다리를 걸어 넘어뜨렸고 결국 다이렉트 퇴장을 받게 된 상황입니다. 느린 화면으로 봤을 때 파울을 주는 것은 당연한 판정이었으나 경고가 아닌 다이렉트 레드카드까지 꺼냈어야 하느냐에 대해서는 다소 논란이 있는 것 같습니다. 홈 어드벤티지가 어느 정도 작용됐다고 볼 수도 있을 정도로 우즈벡 입장에서는 억울한 판정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전반에 한 명이 이미 퇴장당한 상황에서 후반이 되기도 전에 한 명이 더 퇴장당하게 되면 사실 승리는 매우 어렵기 때문이지요.. 사우디는 2명 퇴장 + 좋은 위치에서 프리킥까지 얻어 승기를 잡은 듯했으나 프리킥을 골로 연결하지 못하며 전반을 마무리하였습니다. 이걸 넣었으면 우즈벡의 전의가 많이 상실된 채 후반을 맞이했을 텐데.. 암튼 사우디 입장에서는 꼭 넣었어야 했던 프리킥이었습니다..

 

후반전에서는 2명이 많은 사우디가 공격을 주도하였고 우즈벡은 수비를 최대한 강화하면서 간간히 역습을 노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나 후반 시작과 동시에 적은 숫자에도 불구하고 우즈벡 공격수들이 사우디 진영을 압박하였고 당황한 사우디 수비 야지드 칼레드 알 도사리 선수가 공을 걷어내는 과정에서 핸드볼 파울을 범해 pk를 내어주고 말았습니다. 우즈벡 수비수 3번 하키모프 선수가 키커로 나서 침착하게 골을 성공시켜 수적 열세인 우즈벡이 앞서 나가면서 먼저 승기를 잡고만 것입니다.

 

사우디로서는 질 수 없는 경기인만큼 만회골을 넣기 위해 공격을 강화하였고 우즈벡 골문을 여러 차례 위협하였으나 이날 인생 경기를 한 루스탐조노프 골키퍼에게 번번이 막히며 답답한 흐름을 이어갔습니다. 축구는 흐름을 탈 때 반드시 득점을 해야 이기는 경기인데 그렇지 못하다 보니 후반 25분 우즈벡의 역습 한방에 사우디가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이번 대회 4골을 득점한 7번 카사노프 선수는 왼쪽에서 공을 잡고 들어가면서 수비수의 가랑이 사이로 한 명을 제쳤고, 그대로 돌진하여 막으러 나오는 골키퍼 가랑이 사이로 골을 성공시켰습니다. 너무나 여유 있고 침착성이 돋보인 장면이라 2008년생 선수의 플레이가 맞나 싶을 정도였습니다. 이 카운터 펀치로 승부는 끝났다고 볼 수 있습니다. 남은 시간 견고한 체력과 정신력으로 수비벽을 구축하여 사우디의 파상공세를 잘 막아 내었고 결국 우승컵을 들어 올리면서 대회는 마무리되었습니다. 11대 9로 싸운 경기에서 그것도 어웨이팀이 2대 0 승리를 거둔 결과는 일반적인 축구 상식에서는 거의 찾아보기 힘든 정도로 대단한 일입니다. 우즈벡 선수들의 실력과 집념. 승리에 대한 열망, 우주의 기운이 더해져 우승을 차지한 것이 아닌가 싶은데 암튼 부럽지만... 우승을 축하합니다.

 

 

대회 개인 타이틀(대회 MVP, 득점왕)


우즈베키스탄 7번 공격수 카사노프 선수가 이번 대회 MVP로 선정되었습니다. 총 4골을 넣으며 대회 내내 우즈벡 공격진을 진두지휘 하였으며 특히 결승전에서 강렬한 쐐기골을 넣으며 강력한 인상을 심어주었습니다. 향후 본선 무대에서도 좋은 폼을 보인다면 유럽 등 좋은 클럽에서 많은 오퍼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득점왕은 역시 우승팀 우즈베키스탄에서 나왔는데 총 5골을 기록20번 공격수 알리예프 선수입니다. 대회 우승팀답게 득점왕과 MVP를 모두 석권하며 이번 대회 명실상부 최고의 팀으로 불릴 만한 활약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알리예프 선수 또한 좋은 기량을 선보인 만큼 향후 미래가 기대되는 선수로 성장할 것입니다.

 

 

본선 진출 8개국 명단


대한민국, 우즈베키스탄, 사우디아라비아, 북한, 일본, 아랍에미리트, 인도네시아, 타지키스탄

 

 

대회 총평


이번 대회의 결과는 향후 몇 년 뒤 아시아 각 국 A대표팀의 구도에 영향을 끼칠 수도 있습니다. 그간 아시아 4강 팀으로 분류되는 한국, 일본, 이란, 호주에 이어 중상위 티어로 분류되는 우즈베키스탄, 사우디아라비아 등등이 있는데 그 판도가 점점 변해갈 수도 있을 것 같다는 불안한 마음이 듭니다. 아시아 축구는 나날이 상향 평준화되어 가고 있는 추세이며, 유소년 축구에서도 점점 중위권 팀들이 두각을 나타내며 호시탐탐 4강의 자리를 노리고 있습니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을 제외한 나머지 3개국은 4강에도 들지 못했고, 이란과 호주는 본선에도 진출하지 못하는 부진한 모습을 보이기도 하는 등 대회 전 예상과 많이 다른 결과가 도출되기도 하였습니다.

 

냉정하게 봤을 때 3위를 차지하긴 했지만 우리나라도 이번 대회에서 만족스러운 경기력을 보였다고는 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대회를 봤을 때 몇몇 나라들의 실력은 우리와 이제 종이 한 장 차이까지 근접했으며, 예전처럼 피파랭킹만으로 우리가 승리할 것이라고 쉽게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더욱 많아질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듭니다. 물론 이 대회만을 가지고 A대표팀의 향후 결과를 속단할 수는 없습니다만 우리도 더욱 경각심을 갖고 유소년 축구에 대한 투자 강화와 우수한 선수 발굴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오는 11월 3일부터 27일까지 카타르에서 열릴 U-17 피파월드컵 본선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축구협회의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할 것이며, 선수들도 그때까지 더욱 기량을 향상해 48개국이 경쟁하는 첫 대회에서 좋은 결과를 가져오기를 희망합니다. 아직 어린 선수들이기에 충분히 기량을 높일 수 있는 시기이며, 대한민국 국가 대표로서 자신감을 가지고 당당하게 대회에 임해줬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11월 대회 시작 무렵 본선 진출팀들에 대한 리뷰와 각 조 조편성 결과 등 대회 전반적 소식들을 가지고 돌아오겠습니다.